양목사와 대중문화

용서는 피해자에게 받는 거 아니야? - 밀양, 열혈사제

양목사 2024. 7. 15. 10:22

영화 밀양을 보면 피해자가 용서하기도 전에 신에게 용서를 받았다는 살인자가 등장합니다.

신애 : 하나님을 알게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살인범 : 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하나님이 이 죄많은 놈한테 손 내밀어주시고. 그 앞에 엎드려서 지은 죄를 회개하도록하고. 제 죄를 용서해주셨습니다.

신애 : 하나님이 죄를 용서해주셨다고요?

살인범 : 네. 눈물로 회개하고 용서받았습니다. 그러고나서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신애 : ???????

 

근데 피해자를 건너뛰고 신에게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일단 개신교 교리에 따라도 피해자에게도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합니다.

··· 그러므로 형제나 그리스도의 교회에 걸림돌이 된 사람은 사적으로든지 공적으로든지 자기의 죄에 대하여 고백하고 슬퍼함으로써 상처를 입은 자에게 자기의 회개를 표하도록 해야 한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5장 6절)

 

가톨릭에서는 고해성사를 통해 용서를 받습니다. 마찬가지로 고해성사만하고 진심으로 뉘우치지도 않고 피해자에게 보상도 하지 않으면 베풀어진 용서를 자신이 거부하는 것이라고 하죠.

 

분명 기독교의 용서에는 피해자가 들어가긴합니다. 하지만 신이 피해자보다도 우선하는 것처럼 느껴지죠. 근데 진짜 뉘우치는 사람이면 신은 뒷전이고 피해자를 잘못 이전상태로 회복되게 해주려고 안달이어야 하지않을까요? 우리가 아는 용서란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잘못을 뉘우치고 보상했을 때 피해자가 둘 사이의 관계를 회복시켜주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열혈사제의 대사가 훨씬 시원합니다.

"왜 여러분들은 성당에 와서만 잘못했다고 빌어요? 자신들이 잘못한 사람들한테 가서 용서부터 받고 오세요. 딸랑 말로만 때우지 말고 마음속 깊은 곳에 진심 담아서 누룽지 긁듯이 빡빡 긁어서 가서 사과하고 오세요. 잘못한 사람들한테 결재받아야 하느님 도장받아요."

"성당에 다닌들 저딴 인간들이 진심으로 회개하고 하느님 뜻대로 살 것 같아요?"

"용서는 당사자한테 찾아가서 해야지. 성당에서 구하는 게 아니야."

안 미안하면 맞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