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목사와 대중문화

오징어게임, 창조적 해석

양목사 2025. 1. 18. 18:02

성서학에서의 효용론, 독자반응비평

문학비평 방법에서 효용론은 작가의 의도보다도 독자의 고유한 반응과 자유로운 해석을 중시합니다.

아래는 이동진 평론가의 오징어게임에 대한 나름의 해석입니다

이동진 평론가는 서울대 종교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둘 사이의 공통점이 문득 생각나고 저런 상상이 쉽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시청자 다수는 그런 생각할 수도 없고, 감독도 그런 의도는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이선생이니까 할 수 있는 독특한 추측입니다.

하지만 감독도 "그렇게 믿고 싶네요" 할 만큼 참신하죠.

효용론은 작가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게 해주는 방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효용론은 그러지 않아도 됩니다.

효용론에서 독자는 메시지를 자유롭게 해석하고, 작품을 재창조하는 즐거운 놀이를 합니다.

그러다가 보면 독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를 알아가게 됩니다. 그걸 보고 "성경이(문학이, 노래가) 사람을 읽는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문학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사람들 사이에 오랫동안 이야깃거리가 되게 합니다.


성경해석도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수로보니게 여인 이야기에서 저자의 의도는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에 선후를 확인하되 고하를 나누지 않음으로써 질서와 우호관계를 지키는 것이죠.

그런데 어떤 권사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본 적 있습니다. "나는 딸이 많이 아팠어요. 그래서 그 여인이 얼마나 간절한지 알아요. 그걸 모르는 척하는 예수님이 너무 야속해요. 나 같으면 화나서 그렇게 못할 것 같은데, 여인의 재치를 보면 정말 놀라워요. 어쩌면 너무 절박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하여튼 왜 세상에 병이라는 게 있는지, 왜 하나님 믿어도 아픈가 싶고.. 하나님 뜻을 잘 모르겠고... 뭐 그렇습니다"

성경이 권사님의 마음을 읽어주는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표준적 해석에 익숙한 고학력 남성 설교자에게 찌릿한 긴장감도 주고요.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문학은(성경은) 인생을 담은 것이고, 인생은 다른 각도에서도 조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잘 만든 조각은 어느 쪽에서 보아도 진짜 같은 것처럼, 이야기가 삶을 잘 묘사할수록 그렇습니다.

성서해석에는 정답에 가까운 해석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나머지 해석이 전부 오답인 것은 아닙니다. 풍부한 해석들은 우리에게 다양한 통찰을 주고, 때로는 거기에서  나오는 지혜가 저자의 그것보다 뛰어날 때도 있습니다.